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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은 어떻게 공부하고, 두어야 하는가? (by 게리 카스파로프) & 책 소개: 챔피언 마인드

kingsnowman 2013. 8. 24. 00:39

(예전에 쓴글을 여기에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2009년 2월 3일에 쓴 글입니다.)

 

오늘 "챔피언 마인드" 라는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다 읽지는 못했지만

다시 읽어도 정말로 재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챔피언 마인드" 는 체스를 두는 분들이라면 정말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의 주변의 체스를 두는 분들은 모두 이책이 정말로 재미있는 책이라는데 동의를 합니다. 

 

이 책을 처음들어 보는 분들이나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전 이책을 읽고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여

카페에 "오프닝은 어떻게 공부하고, 두어야 하는가? (by 게리 카스파로프) & 책 소개" 라는 글을 썼었습니다.

책 소개를 하기 위해서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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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Life Imitates Chess 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How Life Imitates Chess 는 20년 동안 세계 체스 챔피언을 지낸 게리 카스파로프가 쓴 책입니다.

  자기 개발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내용의 대부분이 체스에 대한 이야기로 체스 실력에 상관없이 체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한글로 번역되어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매하여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오프닝은 어떻게 공부하고, 두어야 하는가? 에 대해서 게리 카스파로프는 어떠한 의견을 제시하는지 책의 리뷰를 겸해서 How Life Imitates Chess 의 내용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래의 내용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으니 How Life Imitates Chess 구매하여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챔피언마인드

저자
게리 카스파로프 지음
출판사
김영사(주) | 2008-08-0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숨 막히는 승부의 세계에서 늘 승리를 놓치지 않았던 살아있는 체...
가격비교

 

리뷰 : 챔피언마인드 (원제목: How Life Imitates Chess) (저자 : 게리 카스파로프)

 

왜 움직이는지 항상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오프닝은 폰 등의 각종 기물들이 공격선과 방어선을 설정하며 전선을 그려 나가는 단계다.

오프닝 단계는 대체로 킹이 중앙에서 안전지대로 피신하고 기물들이 원래 있던 칸에서 이동했을 때 끝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오프닝의 교과서적인 정의이지만, 현대 체스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 면도 있다. 오프닝은 단순히 전력을 동원하는 단계를 벗어나서 어떤 형태의 전투를 벌일지 정하는 한편, 상대와 싸우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국면으로 게임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단계다. 오프닝은 체스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미묘한 단계다. 특히 프로체스 기사가 벌이는 수준 높은 시합에서는 그 난이도가 매우 높다.

 

여기서 시합초반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오프닝’과 초반 포석을 지칭하는 ‘오프닝’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후자의 ‘오프닝’은 체스게임을 시작하는 몇 백 개에 달하는 초반 포석용 수의 시퀸스sequences(순서)들을 의미한다. 이런 시퀸스들은 앞에서 살펴본 자이체프 기법이나 드래곤 기법처럼 특정 이름으로 거론되곤 한다. 그런 이름은 그 변형을 고안해낸 체스기사나 그 변형이 유래된 도시나 국가의 이름에서 따오거나 좀 더 평범하거나 시적인 이름에서 따오기도 한다. 시칠리안 드래곤Sicilian Dragon, 매코로지 바인드Maroxzy Bind, 마셜 어택Marshall Attack, 킹스 인디언King's Indian 등 초반 포석용 수의 시퀸들을 일컫는 이런 화려한 이름들은 체스에 재미를 더해준다.

 

체스기사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초반 포석 시퀀스를 연구하고 암기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런데 어떤 특정한 포지션을 접할 때 유명 그랜드마스터가 전에 둔 수들의 시퀸스를 암기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그래도 따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고수들의 게임을 최대한 오랫동안 흉내 내면서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자는 전략이다.

그런 전략은 이론적으로나 통할 수 있는 것이고 현실 세계에서 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스터 수준에 오르지 못한 체스기사도 일련의 수를 단순히 암기하는 것은 그 수를 이해하는 것에 비해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터득하게 된다. 암기력에만 의존해서 수를 두다 보면 결국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 상황에 이르기까지 두었던 수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둘 수들을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2005년 6월 나는 뉴욕에서 미국 체스 유망주들에게 그룹 레슨을 해준 적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각자가 전에 이긴 시합과 진 시합의 기보를 각각 하나씩 복기해보자고 했다. 그 중에 열두 살의 소년기사가 하나 있었는데 자신이 실수 했다고 생각한 수를 빨리 설명하고 싶어서 그 전에 두었던 수들을 내게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이 소년 기사를 멈추게 한 다음 초반 포석을 하면서 왜 폰을 이용해서 특정 수를 두었는지 물어봤는데, 예상했던대로 이 소년기사는 그 즉시 “바예호vallejo가 두었던 수잖아요!” 라고 대답했다. 물론 나는 스페인의 그랜드마스터인 바예호가 최근에 가졌던 시합에서 그 수를 두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소년 기사가 그 수의 취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의 체스 인생에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하긴 나도 30년 전에 스승은 미하일 보트비니크 밑에서 공부할 때 그랬었다. 보트비니크는 내가 어쩌다 아무 생각 없이 수를 둘 때 단호하게 야단쳤다. 이 위대한 스승은 모든 수를 왜 두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보트비니크 문하생들은 가장 뛰어난 체스기사들이 두는 수들도 면밀히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분석과정을 거치면서 그랜드마스터들이 둔 수들의 심오한 뜻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떼로는 더 나아가 그 수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었다.

 

암기력에 의존하는 체스기사는 머릿속에서 더 많은 수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수를 두기 시작해야 할 때 오프닝이 끝난다. 다섯 번째 수든 서른 번째 수든 몇 수후에 그런 상황에 직면하든 성장기에 이런 방식으로 체스를 두면 대성할 수 없다.

세계 정상급의 체스기사들이 암기력에 의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왜냐하면 대가들을 이미 왜 특정 수를 두는지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암기해서 두어도 상관없다. 성장기 체스기사들은 처음부터 스스로 생각하면서 체스를 두어야 한다.